그레이엄 전략으로 스크리닝하면 종목이 몇 개나 남을까
벤저민 그레이엄의 보수적 가치투자 조건을 한국 상장사에 적용하면 실제로 몇 종목이 남는지, QuantNova 스크리닝 데이터로 직접 확인합니다.
"투자의 핵심은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것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100년 가까이 전에 제시한 가치투자의 원칙은 지금도 자주 인용됩니다. 그런데 그의 기준을 오늘날 한국 상장사에 그대로 적용하면, 정말로 몇 개의 종목이 남을까요? 막연히 "별로 없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대신, 실제 데이터로 조건을 하나씩 더해가며 확인해 봤습니다.
이 글은 QuantNova가 DART·KRX 공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한 스크리닝 결과를 활용해 작성됐습니다.
그레이엄 전략의 핵심 아이디어
그레이엄의 발상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주가가 충분히 쌀 때만 사고, 그렇지 않으면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 "충분히 싼" 상태를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이라고 불렀습니다. 손실 가능성을 먼저 줄여 놓고, 수익은 그 다음에 생각하라는 보수적인 철학입니다.
이를 현대적인 재무 지표로 옮기면 대략 네 가지 조건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PER이 낮을 것 — 이익 대비 주가가 비싸지 않을 것
PBR이 낮을 것 — 순자산 대비 주가가 비싸지 않을 것
부채비율이 낮을 것 — 빚에 의존하지 않을 것
유동비율이 높을 것 — 단기 지급 능력에 여유가 있을 것
여기서는 단년도 수치의 출렁임을 줄이기 위해 PER·PBR을 5년 평균 기준으로 적용했습니다. 구체적인 임계값은 PER 10배 이하, PBR 1.0배 이하, 부채비율 50% 이하, 유동비율 150% 이상으로 잡았습니다.

조건을 하나씩 더하면 몇 개가 남을까
오늘 기준 QuantNova가 밸류에이션 점수를 산출한 종목은 약 494개였습니다. 여기에 위 조건을 차례로 쌓아가며 통과 종목 수가 어떻게 줄어드는지 살펴봤습니다.
누적 조건 | 통과 종목 수 | 비율 |
|---|---|---|
전체 분석 종목 | 494 | 100% |
+ PER(5년) ≤ 10배 | 354 | 72% |
+ PBR(5년) ≤ 1.0배 | 320 | 65% |
+ 부채비율 ≤ 50% | 242 | 49% |
+ 유동비율 ≥ 150% | 242 | 49% |
+ ROE(5년) ≥ 10% | 56 | 11% |
+ 배당 지급 & EPS 성장 | 19 | 3.8% |
※ DART·KRX 공시 데이터 기준 (5년 평균 지표 활용, 특정 시점 스냅샷)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
표를 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드러납니다. "싸다"는 조건, 즉 가치 지표(PER·PBR·부채·유동)만 적용했을 때는 분석 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242개가 통과했습니다. 저PER·저PBR 종목이 생각보다 흔하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분석 대상 전체의 PER(5년) 중앙값은 약 7배, PBR 중앙값은 0.6배 수준으로, 한국 시장에는 장부가보다 싸게 거래되는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종목이 본격적으로 줄어든 구간은 따로 있습니다. 수익성(ROE)과 이익의 일관성(배당 지급·EPS 성장)을 요구하는 순간, 242개가 56개로, 다시 19개로 급감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남은 19개는 분석 대상의 3.8%에 불과했고, 이들의 PER 중앙값은 약 4.9배, PBR은 0.6배, 5년 평균 ROE는 약 11.8%, 배당수익률은 약 3.4%였습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11개·코스닥 8개로 비교적 고르게 나뉘었습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그레이엄 전략의 본질은 단순히 "싼 주식"을 찾는 게 아니라, 싸면서도 돈을 꾸준히 버는 기업을 골라내는 데 있습니다. 가격만 보면 후보가 넘치지만, 품질까지 요구하면 소수만 남습니다. "싼 데는 이유가 있다"는 격언이 데이터로 확인되는 셈입니다.
저PBR이 곧 저평가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은 별도로 다룬 적이 있습니다.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됩니다 → PBR 1배 미만 한국 주식, 저평가인가 가치함정인가.
QuantNova에서 직접 재현하기
같은 분석을 직접 해볼 수 있습니다. QuantNova의 커스텀 스크리닝에서 아래 조건을 설정하면 됩니다.
PER(5년 평균) ≤ 10배
PBR(5년 평균) ≤ 1.0배
부채비율 ≤ 50%
유동비율 ≥ 150%
(선택) ROE(5년) ≥ 10%, 배당수익률 > 0%
조건을 위에서부터 하나씩 추가하며 결과 수가 줄어드는 과정을 직접 보면, 어떤 조건이 종목을 실제로 걸러내는지 감이 잡힙니다. 그레이엄의 정신을 그대로 적용한 사전 정의 전략은 투자 대가 전략 탭에서도 한 번에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 전략의 한계와 보완법
한계 1 — 성장주가 거의 걸러진다. 그레이엄 조건은 본질적으로 저평가·저성장 우량주에 유리하게 작동합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은 PER·PBR이 높아 대부분 탈락합니다. 포트폴리오의 안정성 축으로 활용하되, 성장성 축은 별도 기준으로 보완하는 편이 균형 있습니다.
한계 2 —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다. PER 10배라는 선을 12배로 살짝 완화하면 통과 종목이 19개에서 더 늘어납니다. 임계값은 시장 상황과 업종에 따라 조정 대상이지, 고정된 정답이 아닙니다. 업종별로 저평가 기준이 다른 이유는 따로 정리해 둘 만큼 중요한 주제입니다.
한계 3 — 저PBR 함정. 장부가보다 싼 데에는 구조적 이유(사양 산업, 부실 자산 등)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싸다는 이유로 매수하면 오래 묶일 수 있으므로,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반드시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가치투자의 또 다른 거장과 비교해 보고 싶다면 → 버핏 전략을 한국 주식에 그대로 쓰면 어떻게 되나도 참고할 만합니다.
핵심 정리
가치 조건(저PER·저PBR·낮은 부채·풍부한 유동성)만으로는 분석 대상의 약 절반(242개)이 통과 — 싼 주식은 의외로 흔하다.
수익성과 이익 일관성까지 요구하면 19개(3.8%)로 급감 — 진짜 필터는 '품질'이다.
그레이엄 전략의 본질은 '싼 주식'이 아니라 '싸면서 꾸준히 버는 기업'을 찾는 것.
성장주는 대부분 걸러지므로, 안정성 축으로 활용하고 성장성은 별도 보완.
임계값은 시장·업종에 따라 조정 대상 — 절대 기준이 아니다.
QuantNova에서 그레이엄 조건을 직접 설정해, 오늘 시장에는 어떤 기업들이 남는지 확인해보세요. → 커스텀 스크리닝 바로가기
공시 원본 데이터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 DART 전자공시시스템.
※ 이 글은 투자 참고용 정보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투자 원금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공되는 데이터는 DART·KRX 공시 기준이며, 실시간 정보가 아닐 수 있습니다.